어제 글을 업로드하고 아이들을 재우려고 하는데 갑작스럽게 위통증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싸한 쓰라림으로 시작된 통증이 점점 위전체에 과산화수소를 부은 듯 쓰림이 오는 것이다. 10시반쯤 시작된 통증에 약도 먹고 이래저래 겨우 통증이 가라앉나 싶었는데 11시에 또 시작된 통증... 아파서 잠시 정신을 놓았었나보다. 다시 아파와서 끙끙 앓는데 남편이 커튼을 열어서 괜찮냐고 물어보길래, 몇시냐고 했더니 12시가 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순간 벙 쪘지만, 나를 그냥 두지 않는 고통과 남편의 기분이 안좋아보여 거실로 나갔다. 근데 정말 너무너무 아픈 것이다. 진짜 이렇게 지속적으로 아픈 경우는 처음이라, 예전에 경험했던 통증들은 별 거 아니었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자연분만했으면 둘째 안낳았을듯... 암튼 도저히 가라앉지 않아서 거의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는데, 남편이 엠뷸런스를 부르자는 것이다. 옴마... 동네에 민폐라고, 더불어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아이들 방 창문에 고스란히 사이렌소리가 박힐텐데 ..... 과연 감당 가능? 그렇게 조금 더 버티다가 계속 병원을 가자는 남편의 말에 어머님을 급하게 깨워 아이들을 부탁드리고 응급실에 다녀왔다.
근데 국룰인게, 꼭 응급실 가는 길에 괜찮아진다. 그래서 차를 돌려서 집으로 갈까라고 다섯 번도 더 말했다. 그치만 남편이 혹시 모르니 그냥 응급실 다녀오자고 해서 응급실에 가서 진경제를 주사로 맞고, 하루치 약을 처방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 잘자 하고 누웠는데, 그 이후로도 2번이나 잠에서 깰 정도로 통증이 있었다. 물론 응급실 가기 전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그럼에도 아파서 배를 부여잡을 만큼의 통증이었다. 덕분에 밤을 거의 꼴딱 세워버렸다. 오늘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생일파티하는 날이라 친구들, 선생님들 선물도 바리바리 준비해서 보냈는데, 다행히 기분좋게 잘 놀아준 거 같아서 무척 행복했다. 7월 생일이 둘째 혼자라 덕분에 주인공 아주 제대로 했다고 선생님이 말씀해주셔서 괜시리 뿌듯했다.
점심 죽, 저녁 죽, 중간에 빵 한입으로 연명하다보니 뱃속에서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쳐서, 둘째를 주고 냄비에 남아있던 누룽지 반그릇을 볶은 김치랑 같이 뚝딱 해치웠다. 먹을 때는 맛있고 배가 차는 느낌이라 좋았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 또 위에 통증이 올 듯 짜릿하다. 부디 오늘 밤에 별 탈없이 잘 잠들고 나의 몸도 다시 건강해지기를 기도해본다.
대체 어디서부터 몸이 안좋아진거지? 둘째 낳으면서 너무 혹사되었나... 그래도 나의 기도와 소망의 결과이니,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금부터 관리! 간헐적 공복도 나에게 폭식증을 가져오는 듯 해서 당분간은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져가는데 집중해야겠다고 생각중이다.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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