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밀리게 된다.
오늘 재미있었던 일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아이들 하원하고 남편이 일이 있어서 나가야 하는 상횡이었다. 남편을 배웅하려고 현관앞에서 인사를 나누며 "나 너모 힘들어..."라고 남편에게 말했는데 "먹고 싶은 간식 그냥 시켜먹어" 이러는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깜짝 놀라서! 앞 뒤로 한 마디도 없이 힘들다는 말 한마디였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그랬더니, 얼굴에 덕지덕지 쓰여있다며 피식 웃고 나갔다. 괜시리 심쿵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 표정을 읽어주는 남자라니 너무 행복하잖아. 독심술까지 갖추고 있다니 우리 남편 대단해!!!
그리고 오늘은 산책할 때 둘째에게 걸어서 돌아보자고 제안했는데, 정말 어찌나 신나게 달리면서 돌았는지, 캄캄한 밤인데도 얼굴이 새빨개진 것이 보였다. 어머님, 시누이, 시누이남편, 시조카, 나, 우리 첫째, 우리 둘째 이렇게 함께 돌았는데, 도는 내내 애들이랑 정신사납게 뛰어놀았다. 나는 폭발력있게 놀아주고 뻗는게 좋다. 신나게 뛰고 땀뻘뻘 흘리고 돌아와서 씻고 시원하게 있으니 절로 글을 쓸 마음이 생긴다. 역시 육체와 정신은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장이 제2의 뇌라는 것도 최근에 납득하기 시작했다. 계속 안좋은 것을 먹다가 근래에 이래선 안된다는 마음으로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면서 아주 미세하게 몸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여기에서 한 가지가 떠오른다. 작년의 내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까? 답은 운동에 있다. 작년에는 4월부터 꾸준히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가량을 산책부터 시작해서 달리기를 했다. 중간에 헬스장에서 근력운동도 했었다. 작년에 나에게 운동선수 같다는 말을 참 많이들 하시더라는. 아마 벌크업된 몸에 근육이 살짝 붙어서 더 그랬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서 정말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만큼 몸을 쓰지 않았다. 근데 아이들과 뛰어놀며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뛸 때 넘 행복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뛴다. 이것을 근거로 피부가 조금 타더라도 낮에 운동을 해야겠다. 내일은 낮에 산책 한 바퀴를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오늘의 계획은 촬영이었다. 근데, 최근 합류하기로한 영상 편집자 분이 편집해주신 영상을 보고 턱없이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피피티를 다시 제작하고 있다. 확실히 아이들이 없으니 일에 진도가 나가지기는 하는데, 카페로 가서 일을 해야하나 살짝 고민이 되고 있다. 왜냐면 집에서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신경쓰인다. 그래서 촬영 외에 다른 작업들은 외부에서 해야하나 고민이 된다. 내일은 남편이랑 같이 작업실에 있을 예정이라 내일 작업을 해보고 괜찮은 거 같으면 왠만한 작업들은 작업실에서 하도록 해야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