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왕산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던 걸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어제 북한산 가자는 제안에 좋다고 했었다. 세상에 오늘 북한산 타고 내려와서 점심먹는데 왕산해수욕장 이야기가 나와서 .. 그제서야 아! 했다. 덕분에 산과 바다를 하루안에 모두 가보는 재밋는 경험을 했다.
북한산을 유모차를 밀어가며 올라갔다가 다시 끌고 내려오는 엄청난 일을 해냈다! 등산객들이 아이들을 보며 막 너무 좋아해주셔서 부끄럽지만 기분이 좋았다. 또 유모차를 끌고 올라갔다 올 수 있는 우리가족의 패기가 놀라웠다. 이렇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구나. 그렇지만 그 안에서 휴식도 취하고 조금은 농땡이(?)를 피우기는 했는데, 오늘 등산으로 알게 된 것이 한 가지 있었다.
나는 무언가 끝을 낼때까지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구나.
등산을 하며 오랜만의 등산이기도 하고 유모차를 끌고 가다보니 다리가 무척 아팠지만 하산하는동안 쉬지 않고 끝까지 내려왔다. 또 올라갈 때도 중간중간 배려해주신다고 시부모님께서 쉬엄쉬엄 가주셨는데, 나는 그 시간이 별로 달갑지 않았었다. 쉼은 필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도움이 된다. 실제로 등산이 끝나고 차에서 쉬는 시간이 무척 편안하고 좋았다. 그렇지만 일을 해나가야하는 상황에서의 쉼은 부스터를 달아주기에도 어렵고, 개인적으로 컨디션이 더 다운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나에 대해서 한 가지 알게 되었다. 할 때 화끈하게 쏘는 것이 잘 맞는 성격이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쉴 때는 정말 귀차니즘과 같이 쉰다. 실제로 바다에 갔지만 나는 텐트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왜냐면 일단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거웠고 금새 날씨가 추워져서 정말 싸늘했었다. 감기에 걸리고 싶지 않았고, 등산으로 이미 지쳐있는 저질체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텐트앞에서 실컷 모래놀이하고, 나도 누워서 소설책을 읽으며 힐링을 했다. 밖에서 노는 것이 확실히 나에게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인가? 집에 오니 무척 졸리다. 어제 잠을 잘 못잔 영향인 것 같다. 근래 잠을 평소보다 깊게 못자고 있는데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운동이 확실히 필요하다는 걸 느끼지만 자꾸 쳐지는 몸뚱아리를 어쩌면 좋을지? 그래도 이제 금방 현장강의를 나가게 될테니 관리를 하긴 해야겠다. 방금 둘째가 내 배를 톡톡 치며 빵빵해? 하고 가는 것으로 보아 정말 배가 많이 나왔나보다. 다시 와서 배가 뚱뚱했어? 나 배가 뚱뚱해 이러고 간다. 귀엽다. 이런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아가들아. 엄마가 더 열심히 노력할게. 외할머니처럼 100원으로 만원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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