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이들 등원시키고 남편과 늦은 아침을 먹은 후 바로 강의준비해서 촬영을 했다. 촬영이 끝나니 점심먹을 시간이더라는... 생각보다 오래걸렸나보다. 그리고 나서 집안일을 하는 남편을 도와서 이런저런 집안을 처리해나가다보니, 문득 오늘은 미뤄두었던 철제수납장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아이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책상을 옥상에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혼자 아이들 하원을 했다. 하원하는 길에 마트에 들렀는데 구매해야하는 것들이 전부 다 할인하는 것에 쾌감을 느끼며 장을 본 후에 집에 돌아왔다.
오. 한구석에 나의 욕망으로 답답하게 자리하던 책상이 사라지고 훵하니 비어졌다. 비어져있을 땐 채우고 싶은 욕망이 들고, 채워져있는 걸 보면 비워내고 싶은 욕망이 드는 양가감정은 늘 나를 괴롭힌다. 어쨋든, 그 비워진 자리에 부엌에서 사용중인 철제 수납장을 가져다놓고 아이들이 각자 본인의 장난감을 바구니에 담아 각자의 자리에 놓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러니 나는 오늘 움직인다. 덕분에 철제 서랍장 뒤에 가려져있는 창문이 아주 엄청나게 변화해있어서 싹 닦아내어 환골탈태를 시켜줬다. 그리고 나서 일을 더 하고 싶었는데, 저녁식사 시간에 쫓기게 일을 시작하는 바람에 마음이 점점 불편하고 불안해져서 오늘의 정리는 일단락하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 요리를 시작하니 여러가지면에서 무척 편안하다. 예전에는 혼자 요리를 할 때는 생각보다 아이입맛이 아닌 내 입맛덕분에 아이들 음식을 할 때 항상 따로 만들어야해서 혼자서 무척 분주하게 일을 했었다. 근데 남편이 요리를 할 줄 알게 됨과 더불어 입맛이 아이들과 비슷해서 아이들 반찬을 기가막히게 아주 잘 맹글어낸다. 아주 훌륭하다. 덕분에 늦게 준비를 시작했지만 백미밥이 완성되는 29분 안에 모든 음식을 완성할 수 있었다. 별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남편이 요리에 흥미가 생기고, 또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너무나 감사한다. 그리고 남편이 함께 있어서 그래도 내 안에 자꾸 올라오는 슬픔이 누그러진다. 존재만으로 위로가 된다는 건 나에게 남편이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이겠지. 물론 서운함도 있지만, 그건 내향인이라 즉각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고, 대게 며칠이 지나고 나면 내가 생각했던 반응 또는 그 이상의 신박함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라 어느 순간 그냥 믿고 의지하며 함께하게 되었다. 남편, 고마워, 사랑해.
청소력을 읽을 걸 그랬다! 독서모임할 때 너무 정신없어서 신청하지 않았었는데, 읽었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읽어야지싶다.
다음에 변동될 가구배치는 식탁이다. 아마 이번에 옮기고 나면 사망하게 될지도 모르는 나의 두번째 식탁... 언니가 선물해준 예쁘고 비싼 원목식탁은 탐욕이 넘쳐흐르는 사기꾼에게 빼앗겼다. 아마 지금은 처분당했겠지. 나쁜X. 성공해서 만천하에 공개하고 싶다. 근데 그래봐야 내 얼굴에 침뱉기 아닌가 싶고. 근데, 적어도 그 자식들은 엄마가 사기꾼이라는 걸 알아야하지 않나. 우리가족이 괴로웠던 걸 생각하면. 아효. 이런 생각이 자꾸 치고 올라오는 걸 보아하니 지금 나는 조금 많이 피곤한 생태인가보다. 아이들과 함께 슬슬 자러가야겠다. 새벽기상을 다시 시작해야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성장할 때라는 것이 절실해진다. 뒤쳐지지 않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것은 지금보다 열배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만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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