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첫 글을 적게 되어 감사함이 가득하다!
이 글을 스쳐지나가는 모든 분들이
2023년에 원하는 그림을 완성하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나는 지금 스파르타 공부방이라는 이름으로 단톡을 하나 운영중이다. 내가 리더지만 막내라서 예쁨을 많이 받고 있는데 언니들과 애정어린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많은 영감과 배울점, 깨달음을 얻게 된다. 어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얻었던 깨달음을 기록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적는다.
2023년의 첫 날, 나는 3년간 열심히 길러 지난 8월부터 파마도 하고, 셀프 염색, 셀프 탈색을 해가며 예쁘게 꾸미던 긴 머리카락을 단발로 잘랐다. 싹뚝! 그것도 셀프로! 그건 2023년을 결과물을 보는 한 해, 내 스스로에게 떳떳한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을 정리하기 위한 나름의 결단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즉 어제 아침에 단톡에 사진과 함께 '셀프로 단발로 잘랐는데~ 촉감으로는 뒷통수가 삐뚤빼뚤한데 제 눈에 안보이니까 그냥 이대로 지내려구요! 제 눈에 안보여서 다행이에요~' 하고 언니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랬더니 책 많이 읽는 언니는 너무 웃기다며 어떻게 셀프로 자를수가 있냐고 막 웃으시고 운동 열심히 하는 몸짱언니는 셀프 염색도 잘하더니 머리도 잘자른다고 손재주가 좋다며 감탄하고 뭐 할때마다 불도저같은 언니는 뒷통수를 보여주라고 그러고 또 다재다능한 어떤 언니는 인스타에 글 올리실 때 내가 셀프로 머리카락을 자른 이야기를 언니의 글에 한 줄 적어서 업로드 해주셨다. 근데 이 인스타에 글 올려준 언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울 할머니 생각이 났다.
엄마들은 뭔가 좀 괜찮은 플라스틱통을 가지고 양념통으로 쓰는 문화가 있는 거 같다. 울 엄마도 그랬고 울 할미는 아직 -ing~, 그리고 방금 말한 언니가 인스타에 올린 글의 초반에 그런 반찬통 재활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그 글을 읽고 언니들에게 했던 이야기를 되새김질하며 적어본다.
저도 엄마가 쌈장통을 그렇게 닦아서 고춧가루니 깨소금이니 담아두셨던 게 기억나네요 ㅎㅎ
울 할미는 지금도 그렇게 하고 계시고....
할머니가 주신 저랑 친구할만큼 나이든 김치통에서 플라스틱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김치에 베어들 정도라 통을 버렸는데...
할머니한테 통버렸다고 했다가 등짝이 터질뻔했지만
내년 김치는 올해보다 맛있게 먹겠구나 생각이 들어 마냥 즐거웠던 어제 오후가 생각나네요!
이런 감성은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닌데 세월이 흐르면 우리 애들은 이런감성을 알기는 할까요?
LP판같이 '오래된 것이 신상'이라고 신기해하며 구매하듯이
우리의 소중한 추억들이 미래의 언젠가에 신상이 되어서라도 아이들에게 전달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내가 이런 감성을 들어낼 때 언니들은 내 안에 능구렁이가 댓마리 들어있다고 그런다. 그 표현을 들을 때마다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낄낄거리며 웃는다. 사실 어릴 때부터 나는 늘 이런 감성을 가지고 살고 있었는데 이게 지금처럼 재밋게 느껴진 적이 있었나.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본 적도 별로 없었다. 글을 적는 일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고 '나는 내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하지 못해' 라는 생각에 갇혀서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었다. 아마 그 시간들을 이렇게 글로 표현하며 살았다면 지금쯤 내 이름으로 10권쯤은 썼을거 같다. 그만큼 이불이 너덜너덜해지게 이불킥을 했겠지. 근데 그것들이 어쩌면 언니들이 표현하는 능구렁이가 되어 내 안에 자리잡은 것은 아닐까?
2022년부터 나에게 온 변화 중 한 가지가 나의 오랜 생각주머니들을 하나씩 꺼내서 씹어삼키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어두움이 있기에 빛이 있는 것처럼, 늘 튀는 극단적인 나의 성격적 밝음과 마음 속 깊은 어두움의 조화가 나를 보석처럼 빛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깨달음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것들을 모두 삼키고 소화시켜서 세상에 영양분을 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깊은 어두움을 지니도록 능력을 주신 만큼 그것을 이겨낼 수 있도록 극단적인 밝음도 함께 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정말 딥하게 어두운 생각을 할 때는 세상이 검정색인데 누군가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게 하면 바로 흰색이 되는 그런 정도의 스펙트럼의 삶을 지금도 살고 있으니까.
2023년에는 내 안에 있는, 나도 모르는 깊은 곳에서 자꾸 나를 갉아먹는 어두운 생각들이 LP판 이야기같이 의미를 가지고 해소되면 좋겠다. 시작을 잘 하지만 싫증을 잘내고 금방 질리는 나이기에 이번 1년은 더더욱 갈 길이 구만리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분명 2024년의 1월 어느 날에 올라오는 글에는 작년에 잘 살아내길 잘했다는 글을 적고 있을거라고 믿는다.
2023년에 내가 가져가는 한 문장.
그냥 해!
그 무엇이든 용기있게 도전하고 경험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시간을 만들어내야지. 4시기상에 다시 도전 중인 나, 대단하다. 5시 반 독서모임에 참여중인 나, 진짜 짱이다. 2022년에 몇권의 책을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을만큼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 올 해는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기록하고, 욕심낼 수 있는 부분들은 다 욕심내서 가져갈거야. 나는 욕심쟁이니까. 우선순위는 세워봐야겠지만.
그래도,
일단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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