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에밀리아 3

4) 하루의 일과

 레지오의 하루일과는 보통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부모의 사정에 따라 오전 7시 30분부터 8시까지 그리고 오후 4시부터 6시 20분까지 각 기관에서 유아들을 보호하기도 한다.

 오전 중에는 학급 전체 모임(학급의 공동 관심사 이야기, 간식 먹기, 프로젝트에 관한 토론), 자유 선택 활동, 프로젝트 등을 하며 12시경에 점심을 먹는다. 오후에는 낮잠(1~3시)을 잔 후 간식을 먹고 자유 그림을 그리거나 그날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등을 하고 귀가 준비를 한다. 광장에서의 놀이 또는 실외 활동, 동화 듣기 또는 노래 부르기와 같은 활동은 상황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통한 발현적 교육과정이 레지오 에밀리아 교육과정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유아들이 항상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 교육기관에서 관찰되는 것처럼 대소집단 모임, 역할 놀이, 상상 놀이, 적목놀이 등의 자유선택활동 등에도 참여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의 모든 활동은 교육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떄로는 프로젝트의 주제 선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과정에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오전 소그룹 활동 시간에 이루어지는 유아들의 활동은 교사들과 아틀리에 리스타에 의해 항상 관찰, 기록되며 이러한 활동은 단기 프로젝트로 진행되거나 또는 하나의 에피소드지만 상호작용에 의한 유아의 사고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미니 스토리로 끝나기도 하며 반의 모든 유아가 참여하는 1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로 확장되기도 한다. 



5) 사회적 상호작용의 강조

 레지오 에밀리아에서는 아동-아동 간, 발달 수준에서 차이가 있는 아동 간, 그리고 아동-성인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소집단으로 구성된 아동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지적 갈등과 토론을 통한 해소를 격려하고 있다. 타인의 생각에 자신의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공격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기회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성인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6) 표상 활동의 강조

 레지오 에밀리아에서는 학습의 도구로서 다양한 상징적 매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어린이들의 백 가지 언어로 불리는 말, 몸동작, 선 그림, 페인팅, 조각, 그림자놀이, 콜라주 그리고 음악 등의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상하도록 한다. 교사는 아동들의 표상 활동을 보고 아동의 현재 수준 및 이론을 파악할 수 있으며 아동에게 표상 활동은 자신의 이론을 정립하거나 자신의 이론의 모순점을 깨닫는 기회가 되며, 상호작용하는 소집단 내에서는 토론을 할 때 사용할 구체적 실증자료로 활용된다.



7) 기록작업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에서는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아동들의 활동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과 그 행위의 결과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중시한다. 이러한 기록작업은 교사 탐구를 위한 지지로서의 기록화, 아이들에 대한 반응의 형태로서의 기록화, 가족과 지역 사회의 연결 도구로서의 기록화 등의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먼저 교사 탐구를 위한 지지로서의 기록화에는 관찰기록의 형태로 협동학습의 맥락 속에서 유아들을 그룹의 구성원으로서 혹은 개인으로서 재평가하게 되고 유아의 발달과 학습에 관한 의문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며 다음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데 근거가 된다. 두 번째 아이들에 대한 반응의 형태로서의 기록화는 작업 전시의 형태, 즉 패널로 교실이나 복도에 전시된다. 패널은 유아들의 작업 모습이 담긴 사진, 완성된 작품 샘플, 활동 기간 동안의 유아들의 대화 자료 등이 주로 사용되며 유아들로 하여금 그들의 경험을 돌이켜 보고 새로운 활동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지역사회의 연결 도구로서의 기록화는 포트폴리오와 다이어리의 형태이다. 이는 평가의 결과뿐만 아니라 유아들의 일상생활과 발달에 대한 광대하고 묘사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록작업은 다음의 세 가지 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1. 어린이는 기록된 것을 통해 성인들이 자신이 한 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룬다는 것을 봄으로써 자신감과 자기 존중감을 갖게 되며 자신들이 한 것에 대한 기억의 창고로 사용한다.

2. 교사는 기록된 것을 통해 유아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유아들과 프로젝트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 할지, 그리고 교사는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를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3. 부모나 외부의 사람들에게 유아교육기관에서 무엇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알림으로써 부모와 교육기관 사이의 강한 연대감, 적극적인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 협력의 기틀을 마련한다.





8) 물리적 환경

 레지오 에밀리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우선 그 물리적 환경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 입구에는 놀이를 하는 유아들, 위원회 모임을 열고 있는 부모들, 교사와 교직원들의 재미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가득 붙여 있으며, 아름답게 다듬어진 식물들과 가구들, 유아들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빛을 반사하는 모빌들, 섬세하게 배열된 조개껍데기들, 바닥 곳곳에 있는 웅덩이 모양의 거울들, 나뭇잎들을 붙여 칸막이로 쓰는 커다란 레이스 천, 실물 크기의 화석들, 인형 극장, 갖가지 색깔의 커다란 쿠션 등 학급환경 전체에 걸쳐 유아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교사들이 그 작품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도 뚜렷이 드러나 있다. 유아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만들어 낸 작품들과 더불어 사진, 대회 기록, 수많은 장'단기 프로젝트의 목적과 결과를 교사들이 기록한 것들이 전시된다.

 레지오 에밀리아의 물리적 환경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요소로 이들이 지향하는 교육철학, 교육이론 그리고 교육 내용이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수어되어 있다. 레지오의 물리적 환경의 특징은 순환성과 투명성이란 두 개념으로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다. 순환성이란 모든 공간이 자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막힘없이 어느 곳으로나 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유아, 유아-교사, 유아-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최대한 장려하는 레지오의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는 개념이다. 따라서 레지오 에밀리아 유아교육기관의 환경은 공통적으로 건물의 어느 곳에서나 직접 연결되는 중앙 공용공간이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4면을 따라 아틀리에, 활동실, 각 학급별 미니 아틀리에 그리고 화장실이나 부엌 같은 부대시설이 배치되어 있는데, 문을 통해 모두 연결되어 있다. 

 투명성은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모든 문과 창에 유리를 사용하여 서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가능한 자연색과 모든 종류의 빛(자연 채광, 형광등, 백열등 등)과 빛을 활용하는 기구(투시물 환등기, 슬라이드 프로젝트 , 빛책상, 손전등)를 많이 활용하여 투명성의 원리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레지오 에밀리아의 환경을 보면 모든 자료와 작품은 심미적으로 전시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아틀리에에는 다양한 자료가 선반 위에 심미적으로 잘 정돈되어 있고, 학급의 내부나 복도에는 유아들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든 작품, 수집한 물건, 기록들이 심미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그러므로 레지오 에밀리아의 물리적 환경은 단지 유아들이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는 데 유용하고 안전한 장소 이상이다. 모든 영유아센터 특유의 역사가 반영되어 있고, 산뜻하고 환영하는 느낌이 들고, 학습을 촉진하는 환경이 구성되어 있으며, 각 영유아센터를 방문해 보면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과 활동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레지오 에밀리아의 환경은 연령과 발달 수준에 적합한 공간, 기록하는 공간, 변화하는 공간, 배움이 일어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